2020. 3. 5. 15:40ㆍ카테고리 없음
0. 들어가며
송명진씨는 항상 자기 자신에게 ‘ㅇ억의 사나이’, ‘자수성가 청년’이라는 문구를 붙여 설명한다. (누구보다 돈을 사랑하지만) 돈 자랑을 하는 게 미덕이 되지 못하는 한국의 정서에선 상당히 도발적으로 보인다.
이 사람을 보면, 전(前) 일리어네어 레코드사의 수장이었던 Dok2가 생각난다. Dok2의 가사는 항상 돈과 차의 자랑으로 빼곡하고 뮤직비디오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를 가감 없이, 오히려 더 극적으로 표현한다.
1. 송명진, 그는 Dok2인가?
두 사람의 돈 자랑, 물질 자랑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송명진, Dok2 둘 다 공통적으로 “나 같은 놈도 했다. 너도 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자신의 불우했던 과거에서 끊임없고 치열한 노력을 통해 이루어 낸 성공의 달콤함을 모두에게 나눠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노력의 대가로 얻어낸 것들을 숨기지 말고 자랑스럽게, 떳떳하게 내세울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힙합문화는 2000년대 이후로 ‘헝그리 정신’을 매우 강조했다. 소위 깡소주을 까고 막노동으로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는 인생에서 나오는 가사가 ‘리얼 힙합’이라고 인정했기 때문에 언더와 오버를 나누고, 돈을 잘 버는 저 ‘오버그라운드 래퍼’들을 Fake이니, Wack이니 하며 자기 위안을 삼던 시기였다. 힙합이라는 문화를 자신들만의 문화로 향유하고 싶었던 탓일지, 그들의 그릇이 작았던 것인지 힙합 문화의 다양한 부분 중 거칠고, 반사회적인 부분만 미국에서 가져와 즐긴 것이다. (어쩌면 지금도 마찬가지일수도 있지만) 중2병 걸린 양아치들이 즐기기 좋은 문화로 한계가 정해진 것이다.
하지만 이후, 여러 래퍼들의 시도로 언더와 오버의 경계선이 점점 모호해져갔다. 많은 래퍼들이 방송에 출현하고, 힙합의 대중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그 결과, 힙합은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매김 하고 단순히 유행으로 지나는 것이 아닌 모든 크로스오버 장르의 중심으로서 아직도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대부분의 곡에 녹아 있다.
이렇게 언더와 오버의 경계선이 사라져가는 와중에도 가장 쉽지 않았던 것은 ‘돈 자랑’을 하는 것이다. 모두가 가난하고 어렵고 힘든 삶과 희망, 사랑 등에 대해 가사를 적고, 소위 swag이라고 하는 자기 자랑 중 ‘돈 자랑’은 빠져 있었다. 물론 실제로 그 때는 돈을 버는 아티스트들이 많지 않아서 일수도 있다. 하지만 dok2가 돈 자랑으로 범벅이 된 가사를 들고 나온 순간, 대중들은 물론 힙합 매니아 층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돈 자랑은 힙합이 아니라는 극단적인 의견에서부터(실제로 미국 힙합은 더하면 더했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 멋있다는 의견 등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었다.
돈을 버는 것을 천박하다고 생각했던 기나긴 조선왕조를 거쳐, 부자들은 대부분 매국노였던 일제 강점기를 지나, 올바르지 못한 방법으로 돈을 불리는 사람이 많은 현재까지, 대중들에게 ‘돈을 많이 번 부자’ =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의 관성, 고정관념이 생겨버린 것이다. 따라서 돈을 많이 번다는 것을 자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무모한 발상이며, 특히 특정 금액을 말하는 것은 더더욱 그러하다.
Dok2는 아주 과감하게 저 Mind-set에 돌을 던졌다.
0원에서 1억 1억에서 10억 찍고 더
난 스물 다섯 살에 롤스로이스를 샀지
팔목엔 7000짜리 백금 시계를 차지
그래 이건 누가 봐도 어린 놈의 사치
근데 이걸 어째 100평 짜리 집도 곧 사지
내 Lamborghini MurcielagoDok2 - 치키차카초코초
송명진 씨는 어떨까?
‘자수성가’, ‘연봉 10억, 다음 목표는 20억 ...’
자, Dok2와의 공통점이 보이지 않나? 맨손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다는 것이 첫 번째이고, 두 번째로는 자신의 성취를 ‘노골적인 액수’로 내세운다는 것이다.
당연히, Dok2와 마찬가지로 많은 이슈가 생겼을 것이다. 게다가 하필 직업이 ‘사업가’이다.
사업가의 이미지는 한국에서 어떨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사기꾼과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본다. 자신이 뱉은 말과 행동을 성공시키면 사업가요, 실패한다면 사기꾼이 된다고 생각한다.(물론 남들에게 피해가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하겠지만 관념적으로는 이렇게 생각한다.)
실제로 송명진 씨의 아트라상 칼럼을 보면
상담을 하면서 특히 '사업'을 하는 남자친구들의 말은 거의 믿지 않는게 좋다고 조언합니다.
사업하는 남자친구들이 말하는 재산이나 수익이 있다면, 곧이곧대로 믿지 말아야 합니다.
저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거기에 1/3정도가 진짜 능력이라 보는게 맞다.아트라상
라고 되어있다.
그렇다면 송명진 씨는 실제로 3억 정도 버는 능력을 뻥튀기 한 것일까?
그럴 가능성도 난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처음 그가 이뤄낸 ‘차머스’라는 사이트에서는 ‘다수의 심리학 세미나 참여’, ‘ph.D'를 내세웠고 인터넷 뉴스 광고에서는 ‘서울대, 고려대 등의 명문대생 출신들도 수 개월의 혹독한 수습상담사 기간을 거쳐 상담에 투입되고 있다.’라고 광고한 적 있다.

다만, 실제로 필자가 내담자로서 경험해 본 오주원, 아니 송명진에게 능력이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만일 그가 사기꾼이라면 최소 ‘필립 모리스’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기꾼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회상담, 마케팅은 모두 ‘자신의 가치를 포장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떨어져 있는 가치를 효과적으로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일종의 사기이지 않을까?
“오빠 나 이만큼 변했어. (실제로는 변하지 않음)”
“이 물건은 다른 물건보다 몇 배나 더 좋습니다! (사실은 비슷함)”
사기도 머리를 좋아야 칠 수 있다. 허접한 사기는 일반인들에게 전부 다 들킨다. 남들과는 다른 기발한 발상, 창의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 좋은 쪽으로 쓰면 셜록 홈즈가 되는 것이고, 나쁘게 쓴다면 아르센 뤼팽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적어도, 아르센 뤼팽이 머리가 남다르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부자보다 한층 더 부자라네. 왜냐하면 그 부자의 금고 안에 있는 돈은 모조리 내 것이니까.”
2. 송명진 까기(클루지에 몸을 던지기)
난 송명진 빠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 하면 ‘오주원 빠’라고 보는게 맞다. 차머스 시절 처음 상담을 받은 이래로 꾸준히 상담을 받아왔다(그리고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다... 아마 오주원 상담사와 상담을 하게 된다면 - 물론 이젠 상담료가 너무 올라 감히 신청도 못 한다 - 나를 신랄하게 디스할 목소리가 귀에 선하다.).
다만, 모든 사람이 완벽할 수 없듯 송명진 씨도 마찬가지일터. 내 기준에서 깔 수 있는 것을 까 보겠다.
일단, 송명진 씨를 보면 매우 긍정적인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Too much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기쁜 날이다. 나에게도 트라우마가 생기고 심적으로 스크래치가 생긴 날이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잘 안 쉬어진다.
블로그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정리해 보고 심신의 안정을 찾아보려 한다.라이프 해커 자청
자신은 한 번도 힘들었던 적이 없다고 말한다.
물론, 블로그에 올리는 글이니만큼 어느 정도 과장이 있을 수도 있고 표현법의 일부라고 생각 할 수 도 있다. 저 말은 ‘사업가 송명진’으로서는 매우 멋있는 말이지만, 반대로 ‘상담사 오주원’으로서는 매우 신뢰성을 의심하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힘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공감을 하고 라포를 쌓으며 내담자와 이야기 할 수 있을지? (물론 내가 상담을 받아 봤을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나보다 더욱 심한 내담자들이 느끼는 바는 또 다를 것이라고 생각된다.) 단순한 표현의 과장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또한, 가스라이팅에 대해서 의견을 피력한 부분에서도 반박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지능과 똑똑함 명석함이 곧 지혜롭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다. 지능과 지혜는 엄연히 다른데 글을 읽다보면 개념이 혼동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공격적인, 이를테면 “이러한 남자들을 병신”이라던가, “수준 낮은 내담자는 받지 않는다.”라는 등의 문장은 본인이 이야기 한 것처럼 ‘걸러내기’의 일종일 수 있지만 어찌 보면 너무 비겁한 방법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영화 닥터스트레인지에서 스트레인지가 사고를 당하기 전,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만 골라서 수술을 하고(물론 그럼에도 스트레인지는 당대 최고의 의사로 나온다. 오주원에 대한 나의 생각 역시 동일하다.) 위대한 의사로 추앙받는 것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또, “재회를 못 하더라도 수천만원 가치의 선물을 받았기 때문에 욕할 이유가 없다.”라고 한것도 어쩌면 일종의 보험이 아닐까.
인간 송명진은 절대 겸손한 사람이 아니고, 오히려 으스대는 성격에 가까운 것 같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고, 실제로 ‘인간 송명진’과 ‘사업가, 상담사 송명진’이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내가 볼 때는 결코 겸손하지 않다.
그는 명예를 중요시 여긴다.
“재회심리학의 창시자”
“독보적 1위” (이 홍보문구는 개인적으로 정말 별로라고 생각된다.. 실제로 독보적 1위일 것이고, 자신의 마케팅 이론상 가치를 보여주는 것인데, 뭐랄까 삼성이 “독보적 1위!”, 서울대가 “국내 최고의 대학!”이라고 이야기 안 하지 않는가?)
“마케팅 밸런스이론”
돈도 꽤나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안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 더 이상하지만, 본인은 이제 돈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은연중 표현을 많이 하기에)
매우 공격적인, 직설적인 표현으로 인해 자칫 잘못하여 다른 사람들의 자존심과 자존감을 건들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는 이런 사람을 “찌질한 사람”, “불쌍한 사람”정도로 치부한다. 물론 그것조차도 더욱 자극하여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함인 것을 알지만, 다시한번 생각해볼 문제이다.
그리고, 인생에 있어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큰 오류라고 생각한다. 송명진씨는 인생에 ‘공략집’이 있다고 생각한다. 맞다. 인생에는 공략집이 있다. 문제는, 공략집도 ‘정답’이 아닌 것이다. 수십 수백개의 공략집이 있고 취향대로 맞춰가면 되는 것이다. 인생에는 절대적으로 ‘정답’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송명진씨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의 길 만이 정답이고, 그 길을 가지 않으면 루저가 되는 듯한 기분을 받을 때가 많다. 그의 화술과 글의 내용을 보면 그러한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결론은, 그도 한 분야의 전문가이면서도 너무나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의 팬덤이 너무나도 많고 마치 그를 신격화 하는 경향이 있지만, 자동차가 고장 나면 숙련된 수리공에게 가고 배가 아프면 병원에 가고 노래를 잘 하고 싶으면 보컬트레이너에게 가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빠가 까를 만드는 상황만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3. 결론이 뭔데?
송명진 씨의 자랑과 이야기를 들으면 묘하게 기분이 불쾌해진다. 부정하고 싶어지고, 사기라고 생각된다. 무작정 욕부터 나오게 되는데 이를 ‘클루지’라고 한다.(클루지에 대한 설명은 직접 책을 읽거나 송명진 씨의 블로그에서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다. 우리는 이 클루지를 깨고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내용을 파악하여야만 한다.
결국은 ‘너도 할 수 있어.’로 귀결된다. 자신들도 너무나 보잘 것 없었기에, 그리고 지금은 다른 사람들을 케어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였기에 희망을 주려고 하는 것이다.
당장은 배가 아플 수 있다. 나도 사실 아프다. 이 감정은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인데, 열등감이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하여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열등감이 오늘의 나를 살게 해
그래 말이 필요없이 잘 돼야 돼
보란 듯이 미친 듯이 반드시
I WANNABE THE ONE THAT I WANNA BEPsy(싸이) - 나의 Wanna be
이 열등감을 연료로 삼아 성장하는 것이 가장 올바르고 이상적인 길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송명진과 Dok2가 우리에게 주는 강력한 메시지는 ‘Shut up and do it’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진부해서 토가 나오겠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와 같은, 흔하지만 그 누구도 제대로 ‘노력’하지 않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꽤나 매력적인 메시지 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송명진 씨가 될 수 없다. 송명진 씨 역시 내가 될 수 없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그들의 지식과 지혜, 메시지를 투영하여 제2의 송명진이 아닌 제1의 나가 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노력하자.
p.s 개인적으로,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는데 2~30년 후의 모습도 궁금한다.
왜 그런 장면 본적 있지 않는가? 일류대학을 나오고, 남 부러울 것 없이 살던 사람이 갑자기 종교에 귀의 한다거나..
철학적 사고를 통해 그것을 이겨낼까? 아니면, 진화심리학적 관점에 의해 “인간의 나약함, 불완전함을 채우기 위한 그저 임시방편”이라고 생각할까?
NASA에도 기독교 인들이 엄청나게 많으니.. 그냥 갑자기 궁금해진다 ^^